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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을 맞이해서 오마카세를 다녀왔다. 송파구는 오마카세 황무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캐치테이블에서 꽤 평이 좋은 곳이 하나 있었다. 상호명은 미호 오마카세. 런치는 없고 디너만 2타임으로 진행된다.

     

    방이동 골목은 분위기가 무척 어수선한 곳이어서 오마카세 식당이 1층에 있다는 게 상상이 안 갔지만, 이렇게 잘 자리잡고 있었다. 식당으로 들어가기 전 펜스가 쳐져 있어서 산만한 거리 분위기를 완충시켜 준다.

     

    구성이 아기자기해서 귀여웠다. 메뉴는 츠마미 포함 총 20개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네타들이 큼지막해서 다 먹고나면 꽤 배부르다. 양이 적은 사람들은 밥 양을 조절해달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고, 일반적인 성인 남자라면 딱 기분좋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차완무시에는 블루치즈가 들어간 것 같다. 그래서 부드러운데도 진득한 느낌이다. 오른쪽 츠마미는 참돔이다. 두툼하게 나와서 입맛을 확 돋군다.

     

    왼쪽은 줄무늬전갱이다. 5월에서 7월이 제철인 생선인데, 겨울방어의 상위호환이라는 말이 많다. 살이 담백하고 씹는 맛이 좋았다. 중간 사진은 전갱이 된장무침이다. 시소 잎이 들어가서 향긋하고 짭쪼름한데, 술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오른쪽은 한치가 올라간 해초채. 새콤한 맛이 한치랑도 잘 어울렸다.

     

    왼쪽은 전복과 내장소스다. 전복을 소스에 찍어 먹고 난 후,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먹으면 된다.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향과 맛이었다. 중간 사진은 중합으로 만든 국이다. 국물도 맛있고 조개도 너무 맛있었다. 조개는 확실히 백합이랑 중합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오른쪽은 다시마로 숙성한 참돔이다. 츠마미로 먹은 참돔보다 살이 더 연하고 매끈한 느낌이다.

     

    왼쪽은 한치. 한치도 6월부터 9월이 제철이라 그런지 이 시기때 먹으면 살이 정말 탱글탱글하고 쫀쫀한 것 같다. 중간은 줄무늬전갱이. 오늘 세 번 나온 네타인데 계속 먹어도 맛있다. 오른쪽 사진은 단새우와 우니다. 원체 부드러운 재료들인데, 샤리 온도가 따뜻한 편이라서 그런지 더 입 안에서 녹는 맛이었다.

     

    왼쪽은 가리비다. 살짝 표면만 구워져 있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조금씩 탄 듯한 맛이 나니깐 훨씬 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중간은 카레고로케. 카레 향이 강해서 초밥 맛을 방해할 줄 알았는데, 과하지 않게 들어가서 딱 기분좋게 먹을 수 있었다. 오른쪽은 전갱이.

     

    왼쪽은 네기도로마끼. 원래도 기름기가 많아서 고소함이 입 안에 퍼지는 메뉴인데, 큼지막하게 나오니깐 맛이 입 안을 더 꽉 채운다. 중간은 오도로. 식사 초반부나 중반부에 나오면 맛이 너무 강해서 식사가 전반적으로 부담스러워지는데, 끝물에 나와서 좋았다. 오른쪽은 고등어. 껍질 부분에 기름기가 많은데 토치로 껍질 부분을 그을려서인지 지방질이 더 부드럽게 느껴졌다.

     

    왼쪽은 소면이다. 한 두 젓가락에 다 먹을 수 있도록 가볍게 나온다. 중간 사진은 교꾸. 계란, 마, 새우살을 섞어 만드셨다고 한다. 잘 만든 교꾸는 카스테라랑 거의 구분이 안 가는 것 같다. 엄청 맛있었다. 마지막으로는 후토마끼가 나왔다. 후토마끼 끝부분은 생일이거나 기념일인 사람에게 저렇게 장식해서 주신다. 오늘은 내 생일이라서 내가 먹었다. 촛불에 불이 너무 잘 붙어서 네 번을 불어도 다시 살아났다. 마지막 메뉴로 후토마끼가 나오니깐 입에 바다가 들어온 채로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디너오마카세가 69000원인데, 이 가격에 이정도의 퀄리티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없을 것 같다. 송파구 주민이라면 한 번 가보는 걸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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